인공지능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겐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불확실한 미래, OECD가 제시한 21세기형 미래교육의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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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3, 2021
인공지능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겐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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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대표 키워드라 할 수 있는 빅데이터(Big Data),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은 더 이상 우리에게 생소한 개념이 아닙니다. 이제는 일상 속에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최첨단 IT기술은 친숙함을 넘어, 그 이전의 삶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편리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Mclellan, S. (2018), “The Digital Revolution for Marketers”, University 4.0: Is the UK doing enough to prepare students for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그러나,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공지능과 공존하게 될 미래사회에 대한 고민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급속도로 발달하는 IT기술과 코로나19 발발로 급부상한 비대면 교육와 맞물려, 미래지향적 교육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미래사회의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요? 불확실한 미래에 확실하게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결국, 모든 질문들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식, 기능, 태도, 가치는 무엇일까?

  • 이와 같은 지식, 기능, 태도, 가치를 교육시스템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처럼, 인류가 기술 발전으로 사회가 획기적으로 변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교육의 역할과 효과성에 관한 물음은 항상 제기되어 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시도는 국제 개발 협력기구(OECD)에서 이뤄졌습니다. 회원국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OECD는 1997년부터 2003년까지 ‘DeSeCo (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ies)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그 결과,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역량”이 주목 받게 됩니다. “역량”은 성공적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학습자에게 필요한 지식, 기능, 가치, 태도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기존의 교과 지식에 제한되었던 교육의 기준이자 목표를 확대한 것입니다. 역량의 등장은 곧 세계 각국에서 교육과정 개혁 기조와 맞물려, 21세기 미래 핵심 역량 기반 교육 운동을 주도하는데 기여했습니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국가 교육과정 사상 처음으로 역량을 도입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했습니다.

[행복한교육 2015년 10월호] 한눈에 보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이번 포스트의 주제 “상호 주체성(co-agency)” 도 전세계적으로 역량을 유행시킨 OECD 의 DeSeCo 프로젝트의 후속 연구 “교육 2030: 미래 교육과 역량(The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Education 2030)” 프로젝트에서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OECD Education 2030 프로젝트는 2015년 기준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할 시기인 2030년을 대비할 수 있도록 ‘21세기형 미래교육의 모델’ “학습 프레임워크 (Learning Framework)”을 제시합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항해하는 학생들에게 일종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뜻에서, ‘학습 나침반(learning compass)’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사진 : The Education World Forum

OECD 교육정책 사무국장 Andreas Schleicher :

“교육은 더 이상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점점 더 복잡하고 변덕스럽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학생들이 신뢰할 수 있는 나침반과 탐색 도구를 개발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OCED 는 미래 교육과정의 핵심이 ‘학생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이라 말합니다. Education 2030 에 따르면, 교육 시스템에 대한 전통적 관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교육 시스템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된 실체이었지만, 이제는 주변과 상호작용하며 더 큰 생태계의 일부로 존재해야 합니다. 교육에 대한 결정과 책임도 특정 소수의 사람들이 아닌 이해 관계자 모두와 공유됩니다.

이때, 교육 시스템의 이해 관계자는 비단 교장, 교사, 학부모,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포함합니다. 학생들을 단순히 교육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교사와 교장이 주도했던 교육 시스템에 대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필요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주체로 봐야 합니다. 따라서, ‘학생 행위주체성’의 핵심은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학습자의 능동성입니다. 앞서 언급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등 최근 교육 정책은 곧 학습자가 주체적으로 학습 과정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The OECD Learning Compass 2030

학생 행위주체성은 학생의 결정을 존종합니다. 그래서 학생 자율성(Student automony)이나 학생 선택(Student choice)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학생 행위주체성은 ‘자신만을 위한 자발적 행위가 학습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믿음에 기초하지 않습니다. 학생 행위주체성은 학생 스스로의 노력뿐만 아니라 학생을 둘러싼 다양한 구성원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키울 수 있는 능력입니다. 따라서, 학생이 스스로가 가치를 둔 목표를 설정하고, 이 과정에서 주변의 구성원과 협력하며 나아가는 “협력적 행위주체성(co-agency)”과 함께 OECD가 주목하는 미래교육의 핵심입니다.

“협력적 행위주체성(co-agency)”은 “collaborative agency” 라고도 많이 불립니다. 어떤 사람이 속한 환경의 영향이 그 사람의 ‘행위주체성(sense of agency)’에 주는 영향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학생, 교사, 학부모 및 지역 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것을 협력적 행위주체성(co-agency)”이라 할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학습 환경은 다양한 사회구성원들과의 협력적 행위주체성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간 교육에 있어 교사의 역할에 대한 논의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지역 사회의 역할이나 논의는 부족했어요. 그래서 ‘협력적 행위주체성’은 아직 많이 생소한 개념이죠. 그러나 지금 우리 생활을 잘 살펴보면 ‘협력적 행위주체성’의 예시가 많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유 경제를 기반으로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는 한 편, 단순한 이윤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적인 사회적 기업가가 등장했습니다. 사회가 한 생태계와 같아 서로 공생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교육환경에서 역시 학생의 행위주체성을 하려면 교사-학부모-지역사회 등 많은 주체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협력적 행위주체성(co-agency)”는 학생 대 학생 수준에서도 발생합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구성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때, 즉, 질문하고, 공개 토론을 참여하고, 반대 의견을 표현하고, 도전적인 발언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보다 높은 수준의 분석 및 의사 소통 기술을 습득할 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더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학생 간의 “협력적 행위주체성”은 더 나은 학업 성취, 학습 태도, 분석적 사고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수업에 협력적 행위주체성을 적용하고 싶다면, 아래의 Sun Model 에 나타난 협력적 행위주체성의 단계별 특징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2030년대를 살아갈 학생들과 미래사회의 ‘웰빙(well-being)’을 위해서는 학생들은 자기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구성원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또 협력하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지식의 전수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교수학습 모형을 탈피하여, 학생들과의 ‘협력적 구성(co-construction)의 과정’을 설계하여, 학생들의 협력적 주체성을 촉진해야 합니다. 미래 교육의 성공은 교사의 역할과 전문성에 의존하지 않고,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 또래, 학부모, 지역사회 등이 중심이 되는 상호협력적 관계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까지 교육적 담론을 이끌어온 OECD의 대표 프로젝트 두 개와 각각의 대표 키워드를 살펴보았습니다. Deseco 프로젝트의 키워드 “역량”은 오늘날 지식 중심 교육을 벗어나게 했죠. 그 후속 연구 Education 2030 프로젝트의 핵심 키워드는 ‘학생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로, 학생을 자신의 학습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교육 시스템에 적극 참여하는 행위자로 바라보았습니다. 이때, 학생은 개인으로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동료 학생, 학부모, 지역 사회 등과 협력하며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협력적 주체성(co-agency)’까지 알아봤습니다.

OECD는 단 하나의 미래교육 모델을 처방하지 않습니다. 미래를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미래 사회의 교육은 타인으로부터 전수 받은 지식을 혼자 학습하는 학생을 중심으로 하지 않을 것은 확실합니다. 미래 사회에서 걸맞는 학생은 스스로 학습을 주도하는 개척자, 주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성장하는 항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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